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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 03 & 04년, 사실 시작은 미미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그 미미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1. 나진 : 패션 매거진이란 무엇인가.

소년 : 안녕하세요, 저는 사춘기 소년이라고 합니다. 나진은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나승 : ...나진은, 패션과 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플랫폼입니다.
소년 :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한데요, 조금 더 부연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나승 : 사전적 의미 그대로입니다. 그것은 온전하게, 크리에이터들의 의지를 모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입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조금은 답답했었다. '크리에이터들의 의지를 모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이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실제로는 아무 것도 설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역시, 그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매거진이라는 틀 자체가 하나의 공간으로서, 예술가들의 작업물을 담아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결과물을 제단하지 않고 가장 온전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아무런 색깔도 없이 우선 비워져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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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년도에 들어 나진은 질적, 양적인 측면 모두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준다. 발행 부수, 참여 인원이 부쩍 늘어났으며, 지금의 페이퍼 디자인 또한 당시에 완성되었다.


2. 패션이란 무엇인가.

소년 : 정확하게 지금 나진은 어느 지점에 서있나요. 물론 콜라보레이션의 특성상 그 위치는 각 호마다 다르겠지만, 여태까진 패션 파트가 강했던 게 사실입니다. 패션 잡지라고 봐도 무방한가요?
나승 : 네.
소년 : 사실 좀 의외이긴 합니다. 물론 인디 레이블의 제품을 주로 다루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편집장이신 나승씨도 그렇고, 다른 분들은 더욱 그러한데, 패션으로 분류하기엔 조금 무리가 아닐까요? 이를테면 패션 잡지라고 했을 때 그 추구하는 주제 의식은 조금 빈약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에서 묻습니다.
나승 : 패션 하나만 다루기에도 관심을 갖고 해야 할 것은 무수히 많습니다.
소년 : 이를테면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션사진을, 단지 의류를 보여주는 상업사진 정도라만 생각할 터인데요. 실제로 생각하시는 패션사진이란 무엇인가요.
나승 : 사실 이것은 굉장히 포괄적인 질문입니다. 단순히 옷이 나와야 패션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얼굴만 나오거나, 혹은 누드사진 또한 패션사진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년 : 흥미로운 말씀이네요. 그렇다면 패션이란 무엇인가요.
나승 : 예술은 무엇인가, 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리고 패션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봅니다.
소년 : 스타일이라고 생각해도 되나요?
나승 : 패션은 스타일 보다 상위 개념입니다.
소년 : 예술은요? 그러니까 패션과 예술 사이엔 어떤 차이가 존재하나요.
나승 : 패션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예술이 곧 패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죽음의 미학을 옷으로 표현한 릭 오웬스는 그 자체로 패션이자 고딕 미학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모두가 패션이지요. 옷이나 악세서리처럼 물성이 있는 것부터 사진이나 영상에서 표현되는 비주얼까지, 그리고 그것이 전하는 상상과 환타지까지, 이 모두가 패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나진은 패션과 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플랫폼이라는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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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도의 경우, 나승은 스타일, 흔히 PURE한 세계라고 일컬어지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발전시킨다.



3. 매거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소년 : 사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예비 편집장을 위하여 기획되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패션 매거진을 발행해온 편집장으로서 실무적인 마음 자세라던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나승 : 자신감이 없으면 만들지 마세요.
소년 : (까칠하기는) 나진의 경우는 어떤가요. 초기엔 나진 또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나승 : 보여주고 증명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직접 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00 퍼센트 동의한다. 결국 이 세계는 행동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오로지 행동하는 사람만이 실패를 극복하며 발전한다. 이것은 원론적인 얘기도 아니고, 실제로 모두가 하고 있는 실용적인 팁이다. 이를테면 나승의 경우 취미로 찍기 시작한 사진을 잡지의 형태로 웹에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인터뷰를 통해 나승을 더욱 잘 알게 되었고, 또한 이것을 자료로 다른 매거진 담당자들과 디자이너, CEO 를 만날 것이다. 연락만 하면 모두가 기꺼이 약속을 잡아준다. 이 세계는 당신의 생각 보다 훨씬 좁으며, 모두가 당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년 : 현재 나진은 페이퍼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진의 경우 온라인에서 성장해왔고, 이미 잘 해내고 있으며, 정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온라인과 페이퍼가 사실 다를 바가 없는데요. 굳이 페이퍼 매거진을 준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승 : 나진은 처음 만들 때부터 페어퍼 발행을 꿈꿔왔습니다. 왜냐하면 사진과 글은 페이퍼로 접할 때,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리지널리티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소년 :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사진은 인쇄되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나승 : 잡지는 잡지다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나진의 페이지 디자인을 봐도 잘 아실 겁니다. (* 나진의 페이지 디자인은 잡지를 펼쳤을 때 보이는 그것과 동일하다.)
소년 : 뭔가,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네요. 그것은 뭐랄까, 종이에 대한 동경인가요? 손으로 넘겨야 제 맛이라는?
나승 : 잡지는 잡지다워야 제 맛이라는 거죠. 잡지를 넘길 때 느껴지는 맛이란 웹에서는 절대로 표현해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소년 : 수익 시스템은 어떤가요. 물론 판매량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페이퍼 매거진은 제작과 유통에 있어서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충당하실 계획인가요.
나승 : 현재로선 준비하는 과정이라, 자세한 설명을 드리기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마케팅 방식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 중이고 확정되지 않아서, 그에 대한 설명은 잡지가 나온 다음에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라면, 아마 크래커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년 : 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 나진을 소개할 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간단하게...
나승 : 젊은 패션 매거진.
소년 : 감사합니다.



+ 관련글 : 1인 미디어, 매거진에 길을 묻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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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Ludens의 생각

    Tracked from ludens' me2DAY 2008/07/16 22:51  delete

    패션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예술이 곧 패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ydia_ 2008/07/16 10:3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 일뜽!-_-*
    패션과 아트를 기반으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플랫폼 이라는 부분을 보고 최근에 산
    dazed & confused가 생각났어요.
    외국인 친구 말로는 unnomal하고도 괴상한 잡지라고 하는데.
    전 즐겁게 봤거든요.
    아, 젊은 아티스트들이 설 자리가 있긴 있구나 하고.
    나진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었어요.

    좀더 승승장구하여 저같은 사람에게도 설 자리를 1㎠라도 생기길.

    +더운데 화이팅!

    • 사춘기 소년 2008/07/16 11:04  address  modify / delete

      영화는 재밌게 잘 보고 왔나요- 당신에게 댓글을 쓰는데, 창 밖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아, 시원하고 반가워라..데이즈드 앤 컨퓨즈드의 경우는 편집장님이 블로그도 은근 활발하게 운영하는 모양이더라구요?

      http://blog.naver.com/aribi

      나 실은 아직 한번도 못 봤는데, 응. 벌써 보그 보다 이쪽이 더 끌리잖아요. 책도 책이지만, 만드는 사람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2. Northkite 2008/07/16 12: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열심히 일하는거 너무 보기좋네요
    덕분에 좋은 정보도 얻고,포스팅 감사 함니다
    근데,사진 모델들 참 이~~뻐요 ㅎㅎ

  3. 권대리 2008/07/16 12: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패션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런것들을 접할 수 있을것 같아서..
    앞으로도 쭈~~욱 기대가 됩니다.

    역시 첫걸음 내딛는것이 어려워 그렇지, 한번 내딛기 시작하면 한발자욱씩
    앞으로 나갈수 있으니..

    첫 인터뷰 축하드리구요~ㅎㅎ
    두번째 인터뷰... 100번째 인터뷰 되는 그날까지 홧팅입니다!! ^^

    • 사춘기 소년 2008/07/16 23:23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ㅋㅋ 저도 그렇게는 생각해요. 처음이라서, 사실 인터뷰는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단순히 궁금한 걸 묻고, 대답한 걸 적는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전혀 다르더라구요. 정말요. 전혀 다름. 그래도 앞으로는 초큼씩, 편해지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ㅎ

  4. 인스마스터 2008/07/16 14: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인터뷰 잘 봤습니다.
    살아있는 젊은 패션으로 많은 사랑받길 바랍니다.^^

  5. 영경 2008/07/16 15: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흥미진진한 인터뷰였어요. ^^ 패션 쪽은 잘 모르는데 사춘기 소년님 덕분에 그래도 이름이라도 건지네요 ㅋ 편집장의 패션에 대한 생각도 알 수 있어서 좋았구요. 사이트 방문해보니 역시나 말씀하신 것처럼 잡지를 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사춘기 소년 2008/07/16 23:31  address  modify / delete

      헤헤. 흥미진진하다고 말해주어서 넘흐 감사드려요...영경님 쵝오. 항상 의지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저는 인터뷰도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세상의 모든 글은 일단 재밌어야죠. 그런데 인터뷰란 건 재료가 이미 있으니까,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한정되어 있어서 아, 딱딱해, 어쩐지 재밌지 않아!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ㅎ

  6. 펀펀데이 2008/07/16 18: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만 그렇게 느낀건가? 인터뷰가 너무 까칠해요. ㅋ
    무섭다. ^^;;;

    • 사춘기 소년 2008/07/16 23:32  address  modify / delete

      나승씨가 초큼 까칠하기는 해요. 낯도 많이 가리고, 말수도 적고, 세상과 편하게 얘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 고집 있는 사람이에요, 나승씨. 잡지도 그렇구요.

  7. 불닭 2008/07/16 20: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재미있는 인터뷰였습니다 ㅎ 흥미롭네요 ㅎ

  8. LIVey 2008/07/16 22: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까...까칠해요ㅠㅠ
    '패션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예술이 곧 패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말... 깊이 새겨지네요

    • 사춘기 소년 2008/07/16 23:39  address  modify / delete

      사실 인터뷰에 많은 얘기가 담겨져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나승씨 자체가 그렇게 말수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서, 그래도 다 주옥 같은 말씀이라 하나하나 새기게 돼요.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하나 같이 쉬운 게 아니라서..

      이를테면 저도 이전까진 패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어요. 패션은 예술인가, 라고 했을 때...창조적인 작업물이니 예술이기도 할 거야,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여러가지로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9. 열산성 2008/07/16 23: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까칠한 인터부 잘 봤습니다.
    이런 인터뷰...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져서 정말 좋네요.
    앞으로도 쭈욱~ 부탁드려요 ^^

    • 사춘기 소년 2008/07/16 23:54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ㅎㅎ 정말로 앞으로도 괜찮다면, 쭈욱 하고 싶은데요, 인터뷰 진짜로 오래 걸림. 기획하고, 조사하고, 질문 뽑고, 약속 잡고, 얘기하고, 정리하고, 편집하고, 수정하고....ㅋㅋㅋㅋ 저 이번에 인터뷰어를 존경하게 됐잖아요.

  10. Ray 2008/07/17 05: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편집장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 나진을 보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아요.
    배경지식을 깔아두고 접하는 매체는 확실히 뭔가 더 닿더라구요...^^
    넘 수고하셨어요:) 감사감사...

    • 사춘기 소년 2008/07/17 12:02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ㅋㅋ 레이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진짜 까다로워서, 아, 계속 해야 하는지 살짝 좌절하고 있었어요...ㅎ

  11. 티그레 2008/07/17 20: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좀 까칠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감이 없으면 만들지 마세요." 같은..ㅋㅋㅋ

    • 사춘기 소년 2008/07/17 22:04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까칠하다고는 생각하는데요. 그런 조언이 더 확실한 것 같아요. 사실이 그런 걸요. 이 세계에선 자신감 같은 거,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니까요...

  12. 베쯔니 2008/07/18 00:2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진이라..
    한번보고 싶어요~

  13. 모노로리 2008/07/18 16: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세계는 당신의 생각 보다 훨씬 좁으며, 모두가 당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와닿는 문구네요 ^0^

  14. 리브홀릭 2008/07/18 17: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승씨의 '패션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예술이 곧 패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란 말을 들으니,
    현대 미술의 거장인 요셉 보이스가 "일상의 모든 행위가 예술일 수 있으며,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란
    말이 생각이 나네요.

    • 사춘기 소년 2008/07/18 19:52  address  modify / delete

      리브홀릭님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음, 사실 쉽지 않은 일이죠. 확실히 거정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일상 행위가 예술이 될 수 있겠지만, 저 같은 범인이야 어디 그런가요...ㅎ

  15. joey 2008/07/19 20: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진이라.......함봐야겠어요....

    • 사춘기 소년 2008/07/24 03:35  address  modify / delete

      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매거진. 이번에 감각적인 계간지 '그래픽'에도 패션을 이끄는 24인으로 뽑혀 인터뷰가 실렸지요..ㅎ

  16. rudo 2008/07/20 12: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금 보러 갑니다!ㅠ

  17. 불닭 2008/07/20 16: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 저도 그럼 샤샤삭 보러 가볼까요 ㅋ

    • 사춘기 소년 2008/07/24 03:37  address  modify / delete

      불닭님 방학은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언제나 열정적인 포스팅에 감탄을 하곤 한답니다. 저는 업데이트 주기가 점점 느려져서, 이제는 사흘에 한 번 겨우 하네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