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미지는, 작가가 독자에게 투영시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처럼요. 필름 속의 피사체는 때로 시선을 압도하고 집중시켜서 작가의 의식을 대변하지요. 박경일씨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리디아님은 조금 다른데요, 그녀는 피사체를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감하게 자르며 일부만을 노출시켜서 나머지는 침묵으로 채워 넣지요. 그래서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비밀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올라요.
그런데 만약에, 스크린에 투영되는 피사체가 완전히 몸을 숨기면 어떻게 될까요. 사진에 피사체가 없다면요. 그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저는 이미지의 존재양식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지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 말이죠. 피사체가 없는 이미지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상의 사진이 그렇습니다. 저것은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라거나 빛이 스며 들어오는 창문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포인트가 없지요. 피사체가 완전히 스크린에서 사라졌을 때, 드러나는 것은 결국, 그 순간 그 자리에 작가가 있었다는 숨겨진 진실입니다.
그녀는 거기에, 그렇게 존재하지요.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그녀의 이미지는, 그녀가 의도하였든 그렇지 않았든, 결국엔 존재의 일반양식을 보여줍니다. 보이는 것은 계단이지만, 존재하는 것은 지상의 세계와 그녀이지요. 이 글도 마찬가지. 텍스트는 존재하지 않아요. 존재하는 것은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입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당신을 상상하고, 또한 사랑하는 이유이지요.
이런 거 조금, 재미 있지 않나요.
+ 그녀의 홈페이지에 가면 더 많은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동시대에 살아간다는 건, 설레이는 일이죠.
+ 기존에 구독하시던 분들은 제발 새 주소로 옮겨주세요..응? 이런 걸로 우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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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보려고 했는데
"내용을 볼 수 없습니다" 라고 되네요
유유
가입하세요...ㅋㅋㅋㅋ 저도 가입해서 겨우 봤답니다. ㅎ
에코님 발견!
으응? 이거 뭐임? 남의 집 앞마당에서 숨바꼭질하는 거? ;;;
정말 조용한 사진들이네요.
아, 정말 그러네요.....(포비님 안녕하세요? ㅎ)
'피사체가 완전히 스크린에서 사라졌을 때, 드러나는 것은 결국, 그 시간 그 자리에 작가가 있었다는 숨겨진 진실'
이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ㅎ 감사합니다. 자주 와주세요. T.T
저는 언어 분별력이 딸리나봐요. 사춘기 소년님이 멋지게 쓰신 글들의 뉘앙스는 느끼는데 그 느낌들을 글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저는 퍼니님의 유머 감각이 부러워요. 누군가를 즐겁게 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ㅎ
이 댓글도 마찬가지. 읽는 순간 텍스트는 없어요. 저와 사춘기 소년님은 여기 있어요.
'거기있나요?'
이런 거, 조금 재미있답니다! 히히 ㅡ
역시 뭔가 남다른 글솜씨입니다 소년님,
글솜씨라니, 그런 말 들으면 민망합니다. 형편 없어요...;;;
물론 잘 찍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읽어내는 사람도 있지요.
잘 찍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은 잘 읽지 못하는데에 신경을 쓰지 않는데,
잘 찍으려면 잘 읽는 방법을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 읽어줘서 고마워요.
제 사진을 읽어서 글로 옮겨준 사람 중에
제 마음과 머리와 가까운 사람.
다행이에요. 언제나 그렇지만, 민폐 끼치는 건 아닌가 항상 걱정하거든요.
나는 무언가 읽히는 사진이 좋아요. 좋은 사진도 많고, 그래서 늘 감탄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교감이지요. ㅎ 잘 읽으면 언젠가 저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나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데. 전혀 기초가 되어 있지 않아서, 사진을 보면 뭔가, 한탄하게 된답니다. ㅋㅋㅋㅋ
소년님 울어버릴까봐 황급히 RSS구독주소를 바꾼 1人.
소년님은 그림을 텍스트로 풀어내시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으신 것 같아요.
뭉게구름같은 이미지를 정갈하게 빚어내는 솜씨도..
넘 부러움..ㅠㅠ
T.T 레이님 감사해요......나 초큼 집요해서 이런 말 들으면 일일이 다 확인해....ㅋㅋㅋㅋ
언제나 말하지만 탁월한 재능 따윈 없답니다. 객관적으로도 그렇죠. 살아온 날들이 그래요. ㅎ 그렇지만 그런 건 있어요. 왜 사람들이 알면서도 말을 안할까... 지하철을 탔을 때도, 나는 앞에 있는 아가씨가 너무 예뻐서, 아, 당신은 너무 예쁘군요, 오늘 코디 나이스, 한참을 얘기하고 싶지만 그런 건 보통 불가능하잖아요. 무례일 수 있으니까....하지만 넷에선 일단 그런 게 편하니까 좋으면 좋다고,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ㅎ
음.................오랫동안 생각 좀 해봐야겠어요..뭔가 영감이 좀 오는데..
흐흥. 정리되면 꼭 말해주세요....^^
존재하는 것은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입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당신을 상상하고, 또한 사랑하는 이유이지요.
이거 멋진말이네요.. ^^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에로스님. 어쩐지 블로그의 컨셉이 사진과 문학 같네요....오해하실까봐 말씀 드리자면, 여기는 패션 블로그랍니다. T.T
^^ 아침부터 이 글을 읽으면서 감상의 깊은 홀릭으로 빠진다는 느낌입니다.
멋진 글이예요. 많은 독자들이 이 곳으로 모이겠는걸요. ㅎㅎㅎ
헤헤. 마루님 안녕하세요-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조만간 패션 카테고리 신설로 다시 찾아뵙게요! 많이 모였으면 좋겠지만 T.T 열심히 노력하겠겠습니다- ㅎ
피사체는 정의상 꼭 인물이어야 하는 것인가요/?
아니요, 사메님. 꼭 인물이어야 할 필요는 전혀 없고요, 사진에는 찍는 주체와 찍히는 대상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다만 리디아님의 경우는 응시의 촛점이 이미지 너머에 있지요. 그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사진 공부하시나봐요? 전 사진은 그냥 봐서 좋으면 거기서 끝이라 이렇게 자세하게 이야기 하시는 분들 보면 신기해요.
저분 사이트는 가입을 해야만 볼 수 있군요. -_-;;
안녕하세요, 미미님. 사춘기 소년입니다-
사진을 공부한 적은 없고요, 그냥 사진을 보면 얘기가 하고 싶어져요. 너무 잔상이 오래 남아서,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고백하고, 또한 이건 이게 맞냐고 묻고 싶어지는 거죠. ㅎ 그냥 스치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쉽잖아요..이를테면 강동원이 옆집으로 이사 왔다며 떡을 주고 갔다고 생각해보세요. 아, 이거 뭔가 당연히, 어떻게든 가서 말을 걸고 싶지 않겠습니까아..
사진을 해석하는 능력이 그리고 그걸 글로 적절히 표현해내시는 게 참 대단하세요.^^사춘기님 블로그에서 꾸준히 많이 배우고갈거같아요. 사진에 관심은 있어서 이곳저곳 일상속에 늘 카메라를 갖고 다니지만 왜?라는 질문을 자주 안하게 되는데...이젠 왜 저 피사체를 찍는지 의식적으로라도 생각해봐야겠어요.^_^
아, 필그레이님 말씀 감사합니다. 모르고 있었는데, 정말로 그러네요. 왜라는 질문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예전엔 보통 어려운 소설을 읽을 때만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고심했는데,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무언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더라구요. 이를테면 건너편에 앉은 아가씨가 손목시계 밴드와 신발의 컬러를 맞춘 것을 보았을 때도, 아, 그래서 이렇게 했구나 느낄 때면 넘흐 사랑스럽습니다. ㅎ
스타일 센스부터 사진의 컨셉까지, 세상의 모든 것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와~~ 매우 새로운 시각의 사진입니다.
그 뭐랄까...
예술적 끼가 느껴지는 사진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잘 보고 갑니다.
사춘기 소년님...
전 님의 블로그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뭔가 필이 짜릿~ 통했걸랑요.
님의 유머감각, 예술적 감성, 통찰력 등이 저를 이 곳에 자주 오게 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번에 "즐겨찾기"를 어떻게 하느냐고 여쭤 보았지요?
제가 tistory 나 한RSS 등이 뭔지 도통 몰라서요.
구독을 어케 하나요?
넘 무식해서 죄송~~ ㅠㅠ;;
안녕하세요, 새라님- ㅎ 언제나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
구독 나이스. 하시는 방법은요, 일단 한RSS (http://www.hanrss.com/)에 가입하십니다. 그리고 오른쪽 사이드 위, 또는 이 글 본문 아래의 +HanRSS 버튼을 누르시면 자동적으로 추가하기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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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
.....ㅎ
내가 당신을 상상하고, 또한 사랑하는 이유지요.
사진과 함께. 와. 정말 엄청난 문장력을 감탄하고 있다가, 마지막에 흐음. 신음을 흘리게 한
가슴에 못박은 구절이에요.
으응? 가슴에 못은 왜요....T.T 내가 무언가 잘못을 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