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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www.andyndebb.com/>


언젠가 당신도, 앤디앤뎁 (Andy&Debb) 의 패션쇼를 본 적 있나요? 유명 디자이너의 대부분이 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세계에서 부부가 피날레에 손을 맞잡고 나와 수줍게 인사하는 광경이란 정말로 흔치 않지요. 뭐랄까, 그 온건하고 화목한 분위기 자체가 곧 앤디앤뎁을 감싸는 아우라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그들은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며 99년도에 런칭한 한국의 신예 브랜드 대표입니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앤디앤뎁은 김석원 (seokwon andy kim) 씨와 윤원정 (wonjeong debbie yoon) 씨가 유학 시절 썼던 이름을 나란히 붙인 거라고 해요. 앤디와 데비. 앤디는 96년도, 데비는 94년도에 New York Pratt Institute Fashion Design 과를 졸업했지요. 그후 미국 패션계에서 일하다가, 99년도에 앤디앤뎁을 런칭,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하고, 04년도엔 올해의 신인 디자이너상을 수상, 현재는 법인으로 전환하여 백화점 명품관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포지션 자체가 좋아요. 미니멀리즘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인데다 로맨틱한 감성은 그야말로 20대 여성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대중의 니즈에 부합하지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모두가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앤디앤뎁은 자신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새로운 애티튜드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역시 또 그 만큼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상은 지난 07년도 F/W 시즌 의상인데요. S/S 시즌은 빼고, 지난 3월에 치뤄졌던 F/W 컬렉션하고만 비교해볼 게요. 07년 컬렉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비비드한 컬러 감각이었지요. 개인적으로 지난 후반기를 떠올려 보면, 정말로 블랙과 스키니 밖에 생각나지 않아요. 이제는 모두가 지겨워하며, 그래 08년도부터는 비비드, 그리고 와이드 팬츠로 나가는 거야! 하고 외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보면 앤디앤뎁은 한 시즌 먼저 컬러를 선도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패턴에 있어선 실제로 유행하였던 짧은 소매 재킷과 S/S 시즌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던 미니원피스도 확인하실 수 있고요. 앙증 맞은 숏재킷도 굳. 포스터에 쓰인 저 써클은 07년도에 이어 08년도 F/W 컬렉션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제가 봐도 예뻐요. 계속 계속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살짝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몇몇 롱재킷이었죠. 확실히 좀 뭐랄까 고루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앤디앤뎁은 자신의 컨셉을 TRENDY 보다는 CLASSIC 에 CONSERVATIVE 보다는 ADVANCE 에 맞춘다고 명명하였는데요, 약간 의아한 것은 서로 대립할 수도 있는 CLASSIC 과 CONSERVATIVE 한 양식이 과연 발전적인 형태로 만날 수 있느냐는 겁니다. 07년도 컬렉션은 그 표제 'Kiss to the Forgotten World' 그대로, 그러한 실험의 무대였지만 제가 보기엔 그리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그것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으며, 그러한 경향은 08년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지요.

문제가 뭘까요. 어쩌면 20대를 주요 타겟으로 하는 애초의 로맨틱 미니멀리즘이, 실제로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3,40대 여성분들의 취향과 상충하면서 오는 혼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헤어의 경우 07년도엔 상당히 내추럴하게 연출하였는데요, 나쁘게 말하면 전혀 일관성이 없었지요. 그런 것이 08년도 '공작람유'에선 다분히 양식적으로 변모하였는데, 그러한 실험이 나쁘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본래 앤디앤뎁이 내추럴한 스타일을 추구하였다면, 하나의 일관성 있는 컨셉을 보여줄 때도 좀 더 자연스럽게, 일반인들도 연출이 가능하며, 또한 의상 자체에 좀 더 시선이 갈 수 있는 스타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08년 F/W 공작람유 - 출처 : http://www.sfc.seoul.kr>


그럼에도 불구하고, 08년도에 진행하였던 '공작람유'의 시도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공작람유 Peacock Blue 는 공작의 푸른 빛을 가장 잘 드러내는 도자기류를 통칭하는 말인데요, 앤디앤뎁은 그것을 하나의 핵심적인 키워드로, 재단과 패턴, 프린트 안에, 한국의 전통적인 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하였죠. 다시 말해, 한국의 전통속에서 도자기라는 가장 아름다운 미니멀리즘을 찾아내고, 그것을 로맨틱하게 패턴화시키는 작업이 이번 '공작람유'의 핵심 목표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욕심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를테면 가장 미니멀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도자기와, 공작의 화려한 외양은 그 느낌이 전혀 다르지요. 극과 극이에요. 저는 앤디앤뎁이 젊은 미술가 김미로씨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초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화려하지도 않은 공작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공작의 모습이 실크 스크린으로 표현된 실버 컬러 원피스는 너무 아름다웠지요. 그것은 확실히 미니멀하고, 전통적이면서도, 동시에 미래 지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작의 모습을 써클 장식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것은 미니멀하지도 않았고, 거추장스러웠으며, 미래 지향적인 모습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앤디앤뎁이 마켓의 요구에 좀 더 초연했으면 좋겠어요. 20대 여성은 어려운 컨셉을 좋아하지 않으며, 40대 여성은 좀 더 점잖은 느낌을 원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기 보다는, 지금처럼 가장 고민하고 노력한 컨셉을 일관되게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트랜드는 언제나 선도되기 마련이며, 앤디앤뎁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바로 제가 앤디앤뎁을, 간단히 '로맨틱 미니멀리즘' 이라고만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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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dia_ 2008/06/28 01:4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일뜽~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안 하는중..
    책도 안 읽고 있어요.

    • 사춘기 소년 2008/06/28 01:43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ㅋㅋ 응. 그래서 지금 뭐 하는데? 뭐해요, 보통 이 시간에?

    • Lydia_ 2008/06/28 01:46  address  modify / delete

      이 시간엔 역시 아무것도 안 하는게..

      발톱을 손질한다던가
      머리를 긁적인다던가
      먹을걸 궁리한다던가

      궁리는 안 하고 손으로 막 움직여요.
      궁리하면 너무 피곤해..

    • 사춘기 소년 2008/06/28 02:16  address  modify / delete

      아, 그렇구나......ㅎ 누구나 이 시간엔 먹을 걸 궁리하는군요? 크림 스파게티 하고 싶어요. 토마토 소스는 할 줄 아는데, 크림 소스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어렸을 땐 토마토 소스를 더 좋아했는데, 나이가 좀 들었다고 담백한 게 더 끌리나봐요. 그리고 샌드위치! 안에 연어랑 샐러드가 잔뜩 들어간, 푹식푹신한 샌드위치 빵에 말이죠. ㅎ

    • Lydia_ 2008/06/28 02:09  address  modify / delete

      난 이런거 보면 막 해주고 싶어..
      크림스파게티도.

      샌드위치도.
      얼마전에 빵이랑 햄이랑 치즈만 들어간 꿀+호두 소스가 발린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눈 감아버렸어요.

      최근에 맛있게 해먹은건..
      닭가슴살레몬크림소스인데.
      이거 정말 눈 감게 되요.

    • 사춘기 소년 2008/06/28 02:18  address  modify / delete

      ...............(당신은 나의 이상형) 친하게 지내요, 우리. 필요한 거 있음 말하고...ㅋ

  2. joey 2008/06/28 02: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역시...미국쪽은 프레타 포르테 쪽이네요...심플하고...^^ 잘봤어요

  3. JHEY 2008/06/28 02: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 정말 열심히 쓰셨네요.
    그래도 앤디앤뎁은 역시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아 그리고 위엣분이 하신 말씀은 '작품이나 예술' 보다는 좀더 대중적이란 의미에 가깝다라고 들리는데요 ㅎㅎ
    프레타 포르테 라는 말의 뜻 자체가 그런 말이기도 하고..

    • 사춘기 소년 2008/06/28 03:14  address  modify / delete

      네....한번 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긴 했는데, 의의로 글이 길어지더라구요. 다음부턴 좀 더 짧고, 재밌게 써야 할 것 같아요. ㅎ

      그리고 소개해주신 에디터 스쿨 말이죠. 아까 오후에 전화해서 대표님이랑 얘기할 수 있었거든요. 꽤나 꼬치꼬치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대답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마치 꼭 인터뷰 같았음. 조만간 관련해서 포스팅 하나 올릴 게요. ^^

    • JHEY 2008/06/28 16:18  address  modify / delete

      오 그래요? 직접 전화까지...ㅎㅎㅎ
      자세한거 좀 알려주세요.

    • 사춘기 소년 2008/06/28 18:17  address  modify / delete

      넵........^^

  4. joey 2008/06/28 08:2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네.프레타 포르테가 좀더 대중적이란 말이기도 하죠.미국쪽이나 영국쪽이 그렇고
    오뜨 꾸뛰르란건 이태리라 프랑스 쪽에 적합한 말이기도하고요.
    그런데..앤디앤뎁도.프레타 포르테쪽인거 같은데요.?

    • 사춘기 소년 2008/06/28 18:21  address  modify / delete

      네......또 제가, 소중한 가르침을 배웠네요. ㅎ

      기본적으로 로맨틱 미니멀리즘이니까요. 마켓이나 20 대 수요자들은 정말로 어려운 컨셉, 난해한 패턴은 부담스러워하고요, 그냥 기본 이지 스타일. 정말로 무난한 의상을 더 반기는 것 같더라구요. 사실 디자이너 입장에서 그런 상황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쉬울 것 같아요..

  5. Northkite 2008/06/28 12: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포스팅 멋지네요
    근데 이분 스타일이
    제눈엔 왜
    마크 제이콥 + 샤넬 믹스한 느낌이 나네요
    특별히 눈에 띄는게 없는데 ,뭔가 2% 부족한 느낌

    • 사춘기 소년 2008/06/28 18:27  address  modify / delete

      ㅋㅋㅋㅋ 저도 살짝 아쉬운 느낌. 여러가지로 복잡해요. 아직 제가 많은 의상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 나중에 다른 디자이너의 의상을 올리면서 그 부족한 2%로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게요.

  6. 펀펀데이 2008/06/29 20: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소년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자에게 추천할만한 스타일같은것도 포스팅좀 해주세요!
    생활속에 써먹을 수 있는 그런걸로다가!!! ^^

  7. Lana 2008/07/09 22: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 개인적으로 3번째에서 가운데 사진이 많이 이쁘다고 느끼는군요...